나어릴쩍에 어머님들
나어릴쩍에 어머님들
나어릴쩍에...
우리 엄마는 늘 모든것을 다 해결하시는 분인줄 알았습니다.
내가 배가 아파도 서걱이는 거친손으로 내 배를 문질러만 주셔도
금방 다 낮는 그런 신비한 약손 인줄만 알았습니다.
우리 엄마는 힘이 가장센 장사인줄만 알았습니다.
우리들을 위해서라면 목이 쏙 들어갈 정도로 이것 저것을 이고 장에다 내다 팔아
학용품도 잘 사주셨구...들에 일할때도 일군들 밥을 틈틈히 해다 내다 먹이시고
자신은 배부르 시다면서 물만 한대접 마시고는... 지나가는 사람들마져 불러다 밥을
먹이시곤 하셔서 늘 밥하면서 미리 잘 먹어서 배부른줄만 알았습니다.
그리고 허리띠를 늘 졸라메시고 한번도 늦추지않는 날씬한 분인줄 알았습니다.ㅜㅜ
울엄니는 때도 잘 미시는 부지런하신 분인줄만 알았습니다.
온종일 쏘다니다 지저분해져 들어오는 우리들을 무조건 붙잡아 옷을 벗기시곤 등짝을
밀어주시면 개운해 지는것이 참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서걱거리는 손으로 구석구석 씻겨주시면 아프기도 했지만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투정을 부릴라 치면 등짝을 한대 후려 치시면서 가만있어 라고 하시면 그 당시 무지
화가 났지요.. 그래서 나 어릴적에는 내가 미워 그러시는줄 알았었지요.
동네 꼬마들도 데려다 북북 닥아 주시는 그런 억척스런 분이시기도 하셨습니다.
부끄러워 바지도 안벗으려 하면 확 땡겨다 물을 쭉쭉 부리면서 홀랑 벗기시고 창피를 주시는
그런 분인줄 알았습니다. 덕분에 동네 여자 아이들이랑 같이 고추도 다 보여줘야 하는 창피도
경험하게 하셨습니다.
틈만나면 뭐든지 머리에 이고 이고삿 저고삿 댕기시면서 장사를 하셔서
우리들 에게 용돈도 주셨습니다. 따라갈라 치면 으례히 내동댕이 치듯이 집에 가만히 있으라고
핀잔만 하시는 그런분인줄 알았습니다.
우리엄마는 요술쟁이 같았습니다.
보리농사 지어서 보리쌀을 퍼주시고 산 재봉틀로 못만드는것이 없었습니다.
동네 청년들 등걸이 반바지 등 동네 누이들 시집간다면 혼수부터 이것 저것 못만드시는것이
없었습니다. 가끔은 형아들이 입던 작은옷도 뜯어서 제옷도 만들어 주시곤 했습니다.
울엄니는 나어릴적에 나만 미워 하시는줄 알았습니다.
꼭 심부름을 제일 많이 시키신것 같았습니다.
조금식 철이 들어갈 무렵 부터 난 어머니 깊은 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아이스께끼 통도 메고 다니다 선생님한테 들켜 혼도 났습니다.
그리고 신문도 돌려보기도 했지요...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꽁당보리밥 지을때면 한쪽에 하얀쌀을 한주먹 귀퉁이에 얹으셔서
도시락은 꼭 쌀알이 보이도록 싸주셨습니다.
친구들에게 기죽지 말라시면서 꼭꼭 싸주시던 도시락이 왜그리 맛나던지요...
이렇게 고생고생 하시면서 길러주신 울 어머니가
어느날은 동생이 보채는데 젖이 안나온다면서 긴 한숨 쉬시던 모습이 그립습니다.
지금 생각 해보면 영양이 부족해서 젖도 잘 안나오는 엄마 젖무덤을 물고 잠드는 동생을
보면서 조금은 바보 같다고 생각 했습니다.
그러시면서도 틈만 나면 공부 하라고 귀가 멍멍할 정도로 자주 잔소리만 하시던 울어머니...
난 그때 왜 그렇게 뺀질대면서 공부도 안하고 책상앞에서 딴청만 부렸던지 모릅니다.
그래도 형제들과 한이부자리를 덮어쓰고 이리저리 땡겨 가면서도 잘도 잤습니다.
여름이면 수박 한조각 이라도 그냥 먹게 하지 않으시고 잔치 분위기를 만드셨던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울어머니는 손도 크신분인줄 알았습니다.
엿장수 아저씨가 오면 울아부지보다 더 반가웠지요..
그리고 엄마 머리카락등 뭉쳐놓은거 있으면 몰래 훔쳐다... 엿바꿔 먹고 뒈지게 혼난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울엄마가 너무 미웠습니다,
그런데 몇달후 울엄마는 고물을 한보따리 들고 나오시드만 비누랑 이것 저것을 바꾸시고는
엿장수 아저씨 한테 엿 한볼텡이씩 얻어 주셨지요...
왜그리도 궁상맞고 지질이도 가난하던지 장날이면 솥단지도 머리에 이고 가셔서 빵구난곳도
때워다 쓰시곤 하셨지요.. 나 어릴때 생각은 그냥 엿이나 바꿔서 엿이나 실컷먹게 해주지 왜
저렇게 궁상을 떠는 지모르겠다고 원망도 참 많이 했습니다.
장에가면 별로 사는 것도 없으시면서 이골목 저골목 돌아댕기시면서 량이 많은 무더기로
파는 곳 앞에서 으례히 서성 거리시면서 덤으로 이것 저것 더 얻으시기도 하는 모습에 너무
창피해서 장날이면 멀찌감치서 따라 댕겼지요...
뽑기가 먹고싶고 풀빵이 먹고싶고 호떡이 먹고싶다고 하면 으레히 니 아부지 삼아줄테니
가자고 겁을 주시곤 했습니다.
이렇게 살아온 세월에 이제는 흰머리 잔주름이 가득한 할머니가 되셨고...
자식들 효도 받을만 하시니 말없이 두눈을 감으시곤 떠나셨습니다.
어머님!~... 누구를 위한 삶이었습니까... 보고싶습니다.
이제서야 어머님 깊은정을 깨닫습니다.
사랑합니다... 어머님!~~~~~~
드리고 싶어도 드릴수없습니다.
보고 싶어도 뵐수도 없어 이렇게 그리움으로 이야기 합니다.
흐르는 곡/향수(엿고던날)/이남옥,이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