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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晩秋) -임종춘-

돈풀매니 2011. 11. 15. 10:15
산이 지네    -임종춘-


은하수 흘러왔던 연록의 봄에

파스텔처럼 나도 문질러져

한때의 꿈일지라도 감미롭거니

솜 사탕같이 부풀었는데


어느새 산이 지네

고운 속옷 한꺼풀씩 벗고

이제는 때가됐다 산이 지네


바람 소리에 귀를 열고

물 흐름에 몸을 씻으며

산이 지네

벌써 산이 지네

-*-*-*-*-




만추(晩秋)    -임종춘-


어느 날 그가 먼길 찾아와

가슴에 맺힌 얘기 들어 주다가

바람 때문이었을까 햇살 때문이었을까

하늘 한자락이 쏟아진다 느꼈을때

그는 갑자기 울기 시작했지요


그래 실컷 울다가나 가라

너무 슬프게 흐느끼길래

마른 손을 펼쳐

낙엽같은 등을 쓸었습니다


나뭇잎이 쉴새없이 떨어지고

너무 맑아서 슬펐던 오후

아! 晩秋

어디쯤이었을까

나도 같이 울고 말았던......